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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기술

제브라피쉬 배아로 화학물질 신경발달독성 살핀다…국제 공동검증 착수

수정 후 96시간 동안 움직임·자극 반응·뇌 조직 관찰 설치류 시험 대체 가능성 검증…2031년 국제 시험지침 등재 목표 정확도·민감도·재현성 확인이 먼저…공식 채택은 검증 이후 단계

국립환경과학원은 2026년 8월 21일 국내에서 개발한 제브라피쉬 배아 신경발달독성 대체시험법이 전날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공식 공동검증 사업으로 추진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8차 국가시험지침프로그램조정자 작업반 회의에서 회원국이 공동검증 연구를 만장일치로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과학원은 국제 검증을 거쳐 2031년 경제협력개발기구 시험지침에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결정은 국내 시험법이 곧바로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시험기관에서 같은 절차를 적용했을 때 독성물질을 정확하게 가려내는지, 결과가 반복해서 일관되게 나오는지 확인하는 검증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시험지침 등재 여부는 정확도와 민감도, 재현성 등에 대한 검증 결과와 이후 국제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연구자가 여러 발달 단계의 제브라피쉬 배아를 관찰해 화학물질이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험 장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연구자가 여러 발달 단계의 제브라피쉬 배아를 관찰해 화학물질이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험 장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배아의 움직임과 뇌 조직으로 신경발달 영향 확인

제브라피쉬는 몸에 줄무늬가 있어 얼룩말물고기로도 불리는 열대·아열대 민물고기다. 배아가 투명하고 발달 속도가 빨라 신체와 신경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하기 쉽다. 작은 크기의 배아를 여러 칸으로 나뉜 시험용기에 넣어 동시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화학물질 독성 탐색에 활용되는 이유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제안한 시험법은 수정된 제브라피쉬 배아를 96시간 동안 시험물질에 노출한 뒤 신경계 발달과 관련된 변화를 관찰한다. 초기에는 배아의 꼬리가 감기는 움직임을 살피고, 발달이 진행되면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과 자유롭게 헤엄치는 행동을 확인한다. 이와 함께 뇌 조직을 분석해 시험물질이 운동신경과 감각 반응, 신경조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 시험은 화학물질이 생물의 신경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죽음 여부만 확인하는 급성독성 시험과 달리 움직임과 자극 반응, 뇌 조직이라는 여러 관찰 결과를 함께 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는 이미 제브라피쉬 배아를 이용해 화학물질의 급성독성을 평가하는 시험지침 제236호가 있다. 이 기존 지침은 새로 수정된 알을 시험물질에 96시간 노출하고 알의 응고, 체절 형성, 꼬리 분리, 심장박동 등 치사 지표를 관찰한다. 이번에 공동검증을 시작한 국내 시험법은 같은 제브라피쉬 배아를 사용하지만 신경발달 영향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목적과 관찰 항목이 다르다.

설치류 약 1천 마리 투입하는 기존 시험의 대안 모색

현재 신경발달독성 평가는 주로 임신한 설치류와 태어난 새끼를 대상으로 신경계 발달, 행동과 학습·기억 등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시험지침 제426호에 따른 기존 방식으로 한 가지 물질을 평가하면 선진국 기준 약 1천 마리의 동물이 희생되고, 3년 동안 1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과학원은 제브라피쉬 배아 시험법을 활용하면 기존 동물시험보다 비용을 약 50분의 1로 낮추고 독성을 탐색하는 속도를 10배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국제 공동검증에서 확인된 실적이 아니라 개발기관이 제시한 전망치다. 실제 비용과 처리 속도는 참여 기관의 시험 절차, 대상 물질과 반복시험 규모 등에 따라 검증돼야 한다.

동물대체시험법은 동물 사용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뿐 아니라 사용 수를 줄이고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까지 포함한다. 제브라피쉬 배아를 활용한 이번 방법은 포유류를 사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신경발달독성을 탐색한다. 국제 공동검증에서는 이 시험법이 다양한 화학물질의 신경발달독성을 안정적으로 구분하고, 시험기관이 달라져도 일관된 결과를 내는지를 살피게 된다.

국제표준이 되려면 시험실이 달라도 같은 결과 나와야

새로운 독성시험법이 규제에 활용되려면 특정 연구실에서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해진 시험 절차가 다른 국가와 기관으로 이전될 수 있어야 하고, 같은 물질을 시험했을 때 기관 안팎의 결과가 일관돼야 한다. 독성이 있는 물질을 놓치지 않는 민감도와 독성이 없는 물질을 잘못 판정하지 않는 정확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신경발달독성 전문가 그룹과 연계해 이러한 정확도·민감도·재현성을 확인하고,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국제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증에 사용할 물질의 범위, 참여 시험기관 수, 단계별 결과 공개 일정은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2031년이라는 목표 시점까지 시험 절차의 표준화와 기관 간 검증 결과가 차례로 축적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시험지침은 각국 정부와 산업계, 독립 시험기관이 화학물질과 제품의 비임상 환경·보건 안전성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도록 만든 국제적으로 인정된 방법이다. 해당 지침과 우수실험실운영기준에 따라 생산한 자료는 참여국 사이의 자료상호인정 체계를 통해 중복시험을 줄이는 기반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이번 시험법이 검증을 거쳐 지침에 등재되면 국내 개발 방법이 여러 나라의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에 활용될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확인된 성과는 국제 공동검증 사업의 승인과 착수이며, 규제시험법으로서의 효용은 앞으로 공개될 검증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


출처 및 원문 링크

기후에너지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 「세계 최초로 ‘제브라피쉬 배아’ 활용한 동물대체시험법 국제검증 돌입」(2026년 8월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 「화학물질 시험지침 제236호: 어류 배아 급성독성시험」(2025년 6월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 「화학물질 시험지침」

경제협력개발기구, 「화학물질 평가자료 상호인정 체계」

경제협력개발기구, 「시험·평가 간행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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