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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화큐셀은 야누스? '세계1위 태양광모듈업체 vs 공정거래법위반업체'

한화큐셀은 국내에 별도의 인버터 생산라인을 보유하지 않은 채로 중국 인버터 제조업체인 굿위(Goodwe)사의 제품을 수입한 뒤 자사 라벨을 붙여 국내에 유통해 왔음이 최근 드러났다/사진 한화큐셀 제공
한화큐셀은 국내에 별도의 인버터 생산라인을 보유하지 않은 채로 중국 인버터 제조업체인 굿위(Goodwe)사의 제품을 수입한 뒤 자사 라벨을 붙여 국내에 유통해 왔음이 최근 드러났다/사진 한화큐셀 제공

"한화큐셀은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제조업체이며, 최고 품질과 뛰어난 에너지 효율의 태양광 솔루션을 선사합니다."

세계적인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국내 기업 한화큐셀이 자사 사이트에 명시한 소개글이다.

실제로 한화큐셀은 독일을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세계 3대 태양광 시장인 미국에서 주거용 모듈 3년 연속, 상업용 모듈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이에 한국소비자협회는 지난 525‘2021 대한민국 소비자대상에서 한화큐셀을 4년 연속 글로벌베스트컴퍼니로 선정했다.

이런 한화큐셀이 제작한 태양광 모듈은 지난해 정부의 탄소인증제 평가에서 1등급 판정을 받았다. 한화큐셀은 탄소인증제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탄소인증제란, 태양광 모듈의 원료 채취에서부터 운송,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단위 출력당 이산화탄소 총량을 ‘(CO2)kg/kW’ 방식으로 계량화해 점수와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차등화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모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적을수록 높은 점수와 등급을 매겨 탄소배출이 적은 설비가 보급 및 확대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친환경‧고효율‧고품질 경쟁 구도를 유도함으로써 더욱 좋은 제품이 제조‧유통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센터는 2020년 하반기부터 탄소인증제에 따른 점수를 적용해 모듈 등급을 총 세 등급인 '1등급/2등급/등급외'로 구분한 후, 각 등급에 따라 '10/4/1'으로 가산점을 달리 부여해 왔다.

이러한 가산점은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경쟁입찰 시 혹은 정부보급사업 등에 지원할 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거나 보조금을 우선 지원받는 등의 혜택으로 적용된다.

저급의 생산 기술을 갖춰 '등급외' 판정을 받은 태양광 부품 생산업체는 사실상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시장에서 조속히 퇴출되는 구조인 것이다.

한편, 탄소인증제 검증은 오직 국산 모듈만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국산 제품에 대한 보호 효과를 가져오고, 국내 기술 개발을 촉진해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일자리 사업인 그린뉴딜 정책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현행 제도에 따르면 탄소인증을 받은 1등급과 2등급 간의 차이가 10점 만점에 무려 6점이나 나기 때문에 등급을 보다 세분화하는 개편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현재 태양광 모듈 제조에 들어가는 핵심 자재가 국내 기업의 자체 기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중국 수입품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보니, 등급을 세분화하더라도 국내 기업에는 큰 이익이 없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정해진 국내 기술력에 남의 것을 사오는 상황에서, 등급을 세분화한다 해서 관련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 국내 대기업들이 태양광 모듈 제작 과정에 들어가는 전력변환장치(인버터)를 중국으로부터 그대로 들여와 라벨만 자사의 것으로 바꾼 뒤 대량 유통‧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언급했던 한화큐셀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화큐셀은 국내에 별도의 인버터 생산라인을 보유하지 않은 채로 중국 인버터 제조업체인 굿위(Goodwe)사의 제품을 수입한 뒤 자사 라벨을 붙여 국내에 유통해 왔음이 최근 드러났다.

전문 유통판매업체가 아닌 모듈 제조업체인 한화큐셀이 이렇게 판매하다 보니 고객사 입장에서는 한화큐셀 스스로 명기하지 않는 이상 인버터가 국산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또한, 이는 거래 상대방에게 자기의 상품을 공급하면서 부당하게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소위 "끼워팔기"와 유사하다. 끼워팔기는 불공정거래 행위의 한 유형인 거래강제로 분류되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중국 친트사의 인버터를 들여와 케이스만 바꾸는 식으로 판매하고 있었으며, 이 제품 역시 고객사에는 '국산'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현대는 앞서 해외 유수의 인버터 기업들의 기술을 토대로 자체 상용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역시 비슷한 전적이 있다. 중대형인버터 생산라인을 보유한 효성은 한때 중국 화웨이로부터 인버터를 그대로 들여와 지난해 말까지 국내시장에 유통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 정부로부터 탄소인증제와 같은 다양한 국산화 지원정책과 연구개발 예산 혜택을 받아왔다는 사실이다.

앞에서는 자사 제품을 국산화 제품이라고 광고하며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정작 뒤로는 중국산 부품을 라벨만 바꾼 뒤 대량 유통‧판매해 온 이들의 행태는 국산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내 중소 업체들을 고사시키고 있었다.

심지어 이러한 일이 수년째 진행됐음에도, 정부는 실태 파악은 물론 형식적인 인증심사만을 반복하며 이들의 행위를 방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앞에서는 탄소인증제니 국산화니 하면서 (자기들이 판매하는) 모듈 가격만 올리고, 뒤에서는 철저히 유통마진만 챙기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것이 우리 대기업들의 민낯"이라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화큐셀 측은 자사가 태양광 인버터 같은 전력기기나 부자재 분야의 전문 제조사가 아닌 만큼, 수익성을 고려해 타사 제품을 구매한 후 유통‧공급했을 뿐이라며 향후 라벨에 제조사까지 명확히 기입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의 이러한 행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쉽게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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